언어인류학은 인류학의 하위 분과로써 '문화로서의 연구' 또는 다양한 언어 현상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라고 할 수 있으며 역사적 발전과 무관하지 않은 학문이다.
1.언어인류학의 정의
언어인류학이란 인류학의 하위 분과로서 고고학, 체질인류학, 사회문화인류학과 함께 주된 하위 분과를 이룬다 할 수 있다.
언어인류학은 '문화로서의 언어 연구' 또는 다양한 언어 현상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라고 할 수 있으며 주로 미국 인류학의 전통에서 발전하였다.
2.연구 대상
인류학에서의 언어 연구는 인류학의 주되 방법론인 현지 조사의 주된 도구로서 또한 연구 대상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강조되어 왔다. 초기에는 주로 북미 인디언의 언어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고 주고 문자가 없는 소규모 단순 사회의 언어와 구조를 기록하기 위한 인류언어학이나 언어나 문화, 인지의 연결을 탐구하는 민족과학의 분야가 발전하였다.
1960년대 들어서는 특정 언어공동체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말상황'과 그러한 언어 사용과 연관되는 사회적 요소들을 살펴보는 '말하기의 민족지학' 또는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이라는 분야가 발전하였다. 그 이후 인류학적 언어 연구의 목적과 범위를 정의하여 '언어의 관점에서 언어에 대한 지식을 통합하는 것'을 언어학으로, '인간의 관점에서 언어에 대한 지식을 통합하는 것'을 언어인류학의 과제로 규정하였다. 따라서 언어학에서는 언어의 구조, 즉 문법적인 측면에서의 기술과 분석을 주된 학문의 과제로 삼는 반면, 언어인류학에서는 언어와 언어 사용에 대한 기술과 분석을 통해서 대상 사회의 사회관계나 문화적 지식의 측면에 도달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언어학과 언어인류학은 서로 차별된다고 할 수 있다.
3.역사
1980년대 후반 이후에는 인류학 전반의 보다 정교화된 이론적 발전과 함께 보다 광범위한 인류학적 관심사를 언어적 방법과 자료를 통하여 분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언어인류학은 특정 언어 사용의 기술과 분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언어 사용을 매개하는 보다 거시적인 사회구조의 문제나 문화적 가치와 언어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다루는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언어인류학의 발달 과정과 주된 이론적 경향을 보았을 때 언어인류학은 언어를 문화와 사회적 행위의 일부로 상정하고, 언어와 문화,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인류학의 한 분야라고 광범위하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인류학은 주로 미국 인류학의 전통에서 발달하였으나 18세기~19세기의 유럽의 철학자 요한 고트프리트 폰 헤르더와 카를 빌헬름 폰 훔볼트까지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체계적인 인류학의 하위 분야로서의 언어인류학은 20세기 초반 인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란츠 보아스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프란츠 보아스는 인류학 연구 방법의 핵심인 현지 조사 방법에서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즉, 연구 대상 사회의 언어를 알지 못하면 현지 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프란츠의 언어에 대한 강조는 특정 언어에 대한 분석은 연구자의 언어가 아닌 연구 대상 사회의 토박이 화자의 언어 자료에서 귀납적으로 도출되는 유형에 따라 분류되어야 한다는 언어상대론의 시각을 보여준다.
4.이론
프란츠는 이런 연구 도구로서의 언어의 유용성뿐만 아니라 문화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서의 언어의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또한 언어적 분류는 특정 사회 성원 또는 특정 민족의 무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이차적인 설명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특정 대상 사회 구성원들의 무의식적이고 순수한 정신이나 심리상태를 보여준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언어 분류체계와 연구 대상 성원들의 무의식적인 심리상태와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프란츠의 주장은 그 이후 그의 제자인 에드워드 사피어나 벤저민 리 워프에 의해 핵심적인 연구 주제로 발전되기도 한다. 초기 언어인류학적인 연구 주제는 주로 북미 인디언이 언어를 중심으로 각 언어의 문법적인 측면을 자세하게 기술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언어와 문화에 대한 언어인류학의 초기 관심은 주로 언어의 문법적인 측면을 기술하여 특정 언어 화자들의 분류체계나 인지를 살펴보려는 것은 가장 핵심적인 연구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따라서 앞선 인류언어학의 연구 경향과 마찬가지로 문법이나 어휘의 차원에서의 자세한 기술을 통하여 언어에 반영된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관념 세계에 접근하려고 하였다. 특정 언어공동체의 분류법을 알아내기 위한 주되 연구 방법은 그 대상 언어공동체의 구성원들과의 면담을 통하여 특정 어휘 또는 분류의 목록을 추출해 내는 방식으로, 주로 어휘나 문장, 문헌 등을 주된 분석의 단위로 삼고 있다. 이 당시에는 특히 친족의 명칭이나 색채 언어, 식물 등의 분류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또 한편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앞에서 기술한 언어와 문화의 관계를 보는 연구 경향과는 달리 언어와 사회의 관계를 중심점을 살펴보는 사회언어학적인 접근법이 발전하게 되었다.
이는 이전의 연구와는 대비되는 것으로 언어 자체보다는 언어 사용 현상에 초점을 두었고, 이런 연구는 언어 변이나 언어 사용에서의 사회적 다양성에 주목하는 사회언어학적 연구의 초석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사회언어학적 접근법은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이라는 연구 분야로 발전하게 된다.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기본적으로 '말하기'를 하나의 사회적 행위로 간주하고, 말하기의 사회적 규칙을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연구의 모집단이 되는 것은 언어공동체다. 언어공동체 간 동일 언어나 언어 자원뿐만 아니라, 그러한 언어를 사용하는 규칙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지칭한다. 특정 언어공동체의 구성원은 그 언어에 대한 문법적인 지식 이외에 그러한 언어 사용의 사회적 적절성까지 포함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주목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구성요소의 분석을 통하여 특정 언어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어떤 말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하여 언어 사용의 규칙을 설명하려는 것이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민족지학은 1970년대 초반 및 중반의 시기에 중요한 언어인류학 연구 분야로 정립되었으며 1980년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언어인류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연구의 하위 영역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언어의 다기능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특정 언어의 기능과 의미는 특정 발화의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언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특정 언어나 그 언어의 사용에 대한 다양한 관념 또는 이데올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의미와 기능에 대한 관심이 언어 이데올로기에 대한 연구와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언어 이데올로기의 개념은 미국의 기호학적인 전통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서 어떤 언어 기표가 그 사회적 의미에 연결되기 위해서는 특정의 이데올로기를 통한 매개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 이데올로기의 개념은 언어 사용의 사위 차원, 즉 언어 사용을 매개하는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를 언어인류학의 연구 분야로 확장하게 된다.
언어인류학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다음번에는 더욱 흥미로운 주제로 인류학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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